2026년 1월 31일 토요일

[인생이야기] 대기업 취직한 아들이 '돈줄'로 보였던 시어머니, 그 독점욕이 부른 비극

[인생이야기] 대기업 취직한 아들이 '돈줄'로 보였던 시어머니, 그 독점욕이 부른 비극

어머니 없이 자란 설움에 예의 하나만큼은 철저히 지키며 살아온 저였습니다. 딸 많은 집 딸들이 엄마 없이 자란다고 손가락질받을까 봐, 노심초사하시며 엄격히 예의를 가르치셨던 우리 아버지가 계셨기에 저는 평범한 결혼을 꿈꾸며 살았습니다.

특히 첫 인사 가는 날, 저는 제 옷차림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쏟았습니다. 혹시라도 구겨진 옷자락 하나 때문에 "역시 엄마 없는 자식이라 티가 난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몇 번이고 거울을 보고 옷매무새를 다듬었습니다. 단정하고 깨끗한 옷차림은 저에게 단순한 치장이 아니라, 저를 귀하게 키워주신 아버지의 자부심이자 제 마지막 자존심이었습니다. 그렇게 정성을 다해 찾아간 35년 전 첫 인사 자리.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시어머니의 태도는 제 상식을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배를 깔고 누워 "왔나" 한마디로 사람을 투명인간 취급하던 그 무례함. 나중에야 알게 된 그 속마음은 더욱 기가 막혔습니다. 시어머니는 애초에 아들을 결혼시킬 생각이 없으셨던 겁니다.

1. 며느리가 아니라 아들의 돈을 가로챌 '방해꾼'이었던 나

고생해서 키운 아들이 대기업에 취직하자마자 결혼을 하겠다고 하니, 시어머니 눈에는 제가 '아들이 벌어올 돈을 가로채러 온 사람'으로 보였나 봅니다. 청상과부로 홀로 자식들을 키운 보상을 아들의 월급봉투로 받고 싶으셨겠지요. 아들이 돈 좀 벌어서 집안 살림도 좀 피게 해주고, 본인 호강도 시켜준 다음에나 장가를 보내고 싶으셨던 그 지독한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그 욕심 때문에 저라는 한 사람의 인격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단정하게 차려입고 간 제 정성 어린 모습보다, 제가 아들의 월급봉투를 나눠 가질 존재라는 사실에만 분노하셨던 겁니다. "엄마 없는 자식이라 살림이나 하겠냐"며 던졌던 비수 같은 말들도, 사실은 제가 싫어서가 아니라 아들을 놓아주기 싫어서 부렸던 심술이었습니다. 자식의 행복보다 자식이 벌어올 돈을 먼저 계산했던 그 이기적인 마음이, 한 젊은 여자의 인생을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았는지 시어머니는 끝내 모르셨을 겁니다.

2. 35년 장사 인생으로 증명하려 했던 서러운 오기와 눈물

그때 저는 바보같이도 "내가 더 열심히 벌고, 내가 더 잘하면 어머니 마음이 돌아서겠지"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15년 이불 장사, 20년 식당 장사를 하며 억척스럽게 살았습니다. 시어머니가 그렇게 바라던 '돈'을 보란 듯이 벌어보겠다고 몸이 부서져라 일했습니다. 제가 예의 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 그리고 우리 아버지 얼굴에 먹칠하지 않으려 그 모진 세월을 버텨낸 것입니다.

식당 주방에서 뜨거운 불 앞에 서 있을 때도, 이불 보따리를 짊어지고 다닐 때도 제 머릿속엔 오직 하나뿐이었습니다. '어머니, 저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저 돈도 잘 벌고 살림도 잘합니다. 그러니 제발 저를 인정해 주세요.' 하지만 돌아오는 건 늘 차가운 시선과 더 큰 요구뿐이었습니다. 사람의 인정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모진 풍파를 다 겪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35년이라는 긴 세월을 오직 그 '오기' 하나로 버텼던 제 청춘이 참으로 가엽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3. 돈보다 귀한 것이 사람의 마음임을 깨달으며

하지만 35년이 지나 깨달은 것은, 사람을 돈줄로 보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다주어도 만족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들의 앞길을 축복해 주기보다 자신의 노후 대책으로 삼으려 했던 시어머니의 그 '본데없는' 욕심이 결국 우리 가족 모두의 가슴에 깊은 멍을 들게 했습니다. 만약 그때 그 욕심 어린 눈빛을 더 정확히 읽었더라면, 저는 제 소중한 청춘을 그런 무례함 속에 던져두지 않았을 겁니다.

이제야 깨닫습니다.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이지만, 한 사람의 인격을 짓밟으며 쌓은 욕심은 결국 비극으로 돌아온다는 것을요. 35년 장사 고비마다 저를 일으킨 건 돈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겠다'는 의지였습니다. 혹시 지금 누군가의 무례함 때문에 가슴앓이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상대의 비뚤어진 욕심에 당신의 귀한 인생을 너무 오래 맡겨두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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