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일 월요일

[인생 이야기 ]7살 소녀의 결핍과 헛간 소동이 바꾼 운명

[인생 이야기 ]7살 소녀의 결핍과 헛간 소동이 바꾼 운명

1. 동병상련의 인연, 그러나 너무나 달랐던 환경

저와 남편은 참 기구한 인연으로 만났습니다. 
저도 7살에 엄마를 잃었고, 남편 역시 7살에 아버지를 여의었습니다. 
똑같은 상처를 안고 만났기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줄 알았지만, 살아온 환경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저는 8남매 중 일곱째로 자라며 "엄마 없는 자식 소리 듣지 마라"는 말을 뼈에 새기고 누구보다 예의를 지키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처음 마주한 남편의 집안은 무질서하고 예의가 부족한 모습이었습니다.

​2. 결혼을 앞두고 내린 단호한 결단

결혼 전 인사차 방문한 시댁에서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평생 소중히 여겨온 '도리'와 '예절'이 보이지 않는 분위기에 마음이 상했습니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남편에게 솔직한 심경을 전했습니다. 
"나를 환영하지 않는 것 같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도저히 결혼할 수 없다"며 인연을 정리하자고 했습니다. 
굳이 그런 환경에 들어가 저 자신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 헛간 소동과 예기치 못한 선택

하지만 며칠 뒤, 남편은 저를 다시 본가로 데려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했습니다. 
결혼을 반대한다면 헛간에 불을 지르겠다며 소동을 피운 것입니다. 
평생 조심스럽게 살아온 저에게 그런 돌발 행동은 너무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때는 그 불같은 모습이 저를 향한 지독한 사랑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놀란 마음에 남편을 말리고 수습하다 보니, 결국 어찌어찌 결혼이라는 문턱을 넘게 되었습니다.

​4. 35년 세월이 준 뼈저린 깨달음

살아보니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지독한 성질머리였습니다. 
사람 고쳐 쓰는 것 아니라는 옛말을 그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성미를 받아내며 15년은 침구 장사를, 20년은 식당을 하며 제 몸 아끼지 않고 억척스럽게 살아야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그 성질머리를 사랑으로 착각하고 간파하지 못한 제 자신이 참으로 미련했습니다.

​5. 인생의 갈림길에 선 이들에게 전하는 조언

혹시라도 저처럼 "나 아니면 이 사람 어쩌나" 하는 동정심이나 오기로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아니다 싶은 인연은 그 자리에서 엎는 것이 맞습니다. 
바보같이 그것을 몰라서 고생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지만, 저의 이 쓰라린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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